2025년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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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일 잘다니고, 대학원도 입학해서 다니고 있다. 특수 대학원인데 퇴근하고 하루, 주말 하루를 학교에서 보낸다. 간간히 새로운 기술 나오는 것들을 보면 신기하고 블로그에 써야겠다 싶다가도 시간이 잘 나지 않는다. 초심을 잃은 것 같은 자신에 화가 나서 한번 블로그 글도 전부 비공개로 했었다. 공들여서 쓴 글들인데 너무 방치되는 것 같아서 싫었다. 지인들이 블로그 무슨일이냐고 물었다. 예상치 못한 자리에서 누군가가 "블로그 잘 보고 있다"고 한다. 내 글이 누군가에 닿고 있다. 또 힘을 얻는다.

 


 

리더십



나에게 '과업'이라는 건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하는 것 이상이었다. 나는 MBTI로 말하면 ISTJ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 논리적 사고 중심의 결정 구조, 계획 지향성이 강하다. 나와 오랜 대화를 함께한 GPT에게 나의 성향을 물었더니 뛰어난 메타인지 능력과 분석력, 실행의 치밀함을 가진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장점은 동시에 감정의 배제, 실패 회피, 지나친 자기 점검이라는 그림자를 동반한다.

맡은 일 열심히 잘하고 산출물 잘 내면 일 잘하는 것으로만 알았다. 논리를 설계하고 기준을 만들어서 그것들을 잘 지키면 뛰어난 역량을 가지는 것으로 평가되는 것으로만 알았다. 그러나 여러 리더들과 일을 해보니 그렇지 않았다. '사람'과 '프로세스'를 동시에 품으면서 프로젝트를 잘 드라이브 하는 것도 능력이었다. 사람이 무너지면 프로세스도 따라서 무너진다.

조직을 설계하듯, 사람 간의 신뢰도 설계할 수 있다. 그 설계 도구는 정서적인 공감, 자율성 부여, 실수에 대한 관용, 질문의 여유를 꼽는다. 이런 것들을 배울 수 있는 멋진 사람들과 일하고 있다.

나의 치밀함과 설계 능력이 사람을 살리고, 조직을 움직이게 만들 수 있다. 이제는 '정확한 사람'에서 '영향력 있는 사람'으로 확장하고 싶다.

 


 

감정 표현



한때는 멋진 글을 쓰는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은 적도 있었다. 그것도 어려웠다. 곧 깨달은 것은, 이것은 단순히 글쓰기의 어려움이 아니라 감정이라는 비정형 데이터를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었다.

종종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1. 정말로 감정을 느끼지 않는 것인가?
 2. 아니면 느끼고 있지만 언어화하는 데 익숙하지 않은가?

이 둘을 구분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지금 느끼는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구체적인 언어로 인식해 보려 한다. 또 감정이 순간적으로 일어났더라도 '이게 타당한 감정인가?', '그냥 피곤해서 그런 걸 수도 있어'라는 식으로 감정을 재해석 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감정을 느끼는 중간 상태도 충분히 표현한다. 글쓰기 도중의 망설임, 어딘가 애매한 표현마저도 텍스트로 표현한다.

완성하지 않아도 괜찮다. 하나하나 완성된 글을 쓰려다가 전부 지운 적이 많다. '완성'보다 '흐름'을 담는다. '의미 없는 글쓰기'를 습관화해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있다.

 


 

30대



모든 것을 흡수하고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 자체가 가장 재미있던 시기가 있었다. 밤을 새워 새로운 기술을 따라가고, 흥미가 가는 일이라면 일단 몸을 던졌다.

지금도 다양한 기회는 있지만, 이제는 그 중에서 무엇을 선택할지 결정해야만 온전히 내것이 되는 시기라는 것을 느낀다. 모든 것을 다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조금씩 인정한다. 대신 예전에 체득했던 기술들이 현업에서 통하고 있고, 새로운 기술을 접하는 데 여전히 설레는 마음이 남아 있다. '속도보다 방향'임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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